마음의 등불

11월 4일 묵상

덕여 (悳汝) 2014. 11. 4. 18:22

 

11월 4일 묵상


 [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 

오늘 교회가 기리는 가롤로 보로메오 성인의 삶을 복음 말씀에
비추어 살펴봅니다. 1584년 46세의 나이에 과로로 선종할
때까지 그는 20여 년을 밀라노의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헌신하였습니다. 1576년 밀라노에 수만 명의 희생자를
낳은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도시의 저명인사들 가운데
오직 그만이 남아 환자들을 돌보고 시민들을 위로하여
많은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가 남긴 업적은 매우 다양하고 교회 역사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회 개혁을 주도한 그는, 교회가
새롭게 중심을 잡는 데 노력한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년)에도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여러 이단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에 교회가
올바른 신앙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된 『로마 교리서』
의 출간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잘못된 생활 방식을
바로잡으려고 힘쓰는 가운데 훌륭한 성직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 후원에도 남달랐습니다.
성인의 업적 가운데 많은 이에게 존경받는 것은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여 널리
보급시킨 일입니다. 배고픈 이들을 위하여 주교관의 귀한
물건까지도 내다 팔았다고 합니다. 언행일치하는 그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밝은 등불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대단한 업적을 남긴 가롤로 성인에게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것은 많은 특권을 포기하며 실천한 검소한 삶입니다.
그는 필립보 네리 성인 같은 소박하고 복음적으로 살아가는
이들과 깊은 친교를 맺었습니다. 가롤로 성인에게는 권력과
명예가 아니라 오직 사심 없이 그리스도와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만이 중요했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는, 의미가 크고 필요한 일이
있지만 그것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임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들의 모습을 지적해 주십니다. 가롤로 보로메오 성인은
‘하늘 나라의 잔치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열중하는
많은 활동이 진정 중요한 것을 가리고 있지는 않는지 거듭
살펴볼 일입니다.

받은글

'마음의 등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18일 묵상입니다   (0) 2014.11.20
[ 연중 제33주일 (평신도 주일) ]  (0) 2014.11.18
11월 3일 묵상  (0) 2014.11.03
모든 성인 대축일  (0) 2014.11.01
교황님 집무실에 걸려있는 글   (0) 201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