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미술관

이룰 수 없는 사랑

덕여 (悳汝) 2013. 9. 25. 10:40

 


 

 

    이룰 수 없는 사랑

     

     

    가을비
    긋고 간 뜨락에
    함초롬히
    꽃무릇 한떨기 피었습니다.

    항상
    서로를 그리워 할 뿐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해
    상사(相思)의 정을 품고 사는 꽃.

    그리움도 깊어지면 물이 드는가

    선홍빛
    꽃무릇 핀 뜨락을 서성이며
    그리움의 색깔을 생각하다가
    붉게 물든 가슴을
    가만히 쓸어 내렸습니다.

    한 번을 만나도 평생을 만난 듯한 인연이 있고
    평생을 만나도 다 못 만나는 인연도 있습니다.
    돌아선 뒤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으로 대해야 합니다.

    독일의 의사이자 작가였던 한스 카로사의 말처럼
    '인생은 만남'이니까요.


    글.사진 -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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