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좌지기(宥坐之器)
일찍이 공자가 주나라 환공(桓公)의 사당에 간 일이 있었다.
환공의 사당 안에는 의식에 사용하는 의례용 기구인 의기(儀器)가 있었다.
그것은 자유로이 기울어질 수 있도록 그릇을 매달아 놓은 기구였다.
공자가 사당을 지키는 이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엇을 하는 그릇입니까."
그러자 사당지기가 대답하였다.
"늘 곁에 두고 보는 그릇, 즉 유좌지기 입니다."
그 말에 공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하였다.
"유좌지기는
속이비면 기울어지고,
적당하게 물이 차면 바로 서 있고,
가득 차면 엎질러진다고 하지요."
천하의 성군(聖君)이었던 환공은
평소에 속이 비면 이리저리 기울고
가득 채우면 엎질러지고
적당하게 물을 채워야만 중심을 잡고
바로 서 있는 유좌지기를 보면서
자신이 어떻게 마음을 잡고
욕망을 간수해야 하는가의 교훈을 얻곤 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 일 없는
중용(中庸)의 도(道)를 강조한 공자에게 있어
환공의 유좌지기야 말로 자신의 사상을 대변하는
그릇이었던 것이다. |
받은글
'삶의 지혜와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란 노른자, 알고 보니 지방흡수 방패막 (0) | 2014.01.20 |
---|---|
“사전 의료 의향서” 란 무엇? (0) | 2014.01.11 |
겨울 개나리의 경고 (0) | 2013.12.12 |
감사를 잃어버린 인생들 (0) | 2013.11.14 |
시간은 기다림을 모른다 (0) | 2013.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