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와 파랑도
농암 金重緯
대한민국의 헌법을 기초한 현민 유진오 박사의 <헌법기초회고록>의 부록에는
1948년 4월에 쓴 자신의 육필초안이 인쇄되어 있다.
제1조 “조선은 민주 공화국이다”. ~~
제 4조 조선의 영토는 “경기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강원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제주도의 14도로 한다”라고 했다가 이를 지우고 “조선의 영토는 조선반도와 울릉도 제주도 및(及) 기타의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 이후 국회 헌법기초위원회에 제출될 때에는 “조선은”이 “한국은”으로 바뀌고 영토조항에서는 위의 안에서 제주도는 어느새 빠지고 “한국의 영토는 조선반도와 울릉도 및 기타의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수정되었다.
그리고 헌법기초위원회에서 국회 본회의로 이송될 때에는 “한국”이라는 국호가 “대한민국”으로 바뀌고, 영토조항은 울릉도도 빠진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조항은 본회의에서도 아무런 수정 없이 통과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랜 옛날에 있었던 일을 필자는 왜 새삼스럽게 장황한 설명을 하는가?
이유가 있다.
국회에서 헌법을 제정할 때까지도 우리는 국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어 우리의 국호인 <대한민국>을 표결로 결정한 것을 보면 영토에 대한 의식도 확연하지 않은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현민이 헌법기초를 할 당시 최남선인가가 그에게 닥아와 “ 우리나라 남단에 파랑도라는 섬이 있는가를 아는가” 하고 물었다.
그 즉시 여러경로로 알아 보았으나 파랑도라는 섬의 실체를 발견할 수 없었다.
할수 없이 제주도의 뱃사람들이 꿈으로만 그리는 이상향이 아닌가 하고 귓가로 듣고 넘겼다는 누군가의 글을 어디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1884년 영국의 해도에는 이미 우리나라의 최남단 마라도 서남쪽 152k지점에
직경 500m의 암초가 “스코트라 바위”(Scotra Rock)라는 이름으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나라가 알게 된 것은 1951년이 아니었나 싶다.
평생을 공직자로 근무하면서 학자보다도 더 열심한 학자로 우리의 영토문제를 연구한 양태진씨의 기록에 의하면 1951년과 1973년 두차례나 파랑도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탐사한 적이 있으나 모두 실패하고 영국상선 “스코트라”호가 발견한지 꼭 1백년이 되는 1984년에 가서야 제주대학교 탐색팀이 겨우 발견하고 나서 한국에서는 이곳에 현재 해양과학기지를 건설 운영하고 하고 있다고 하니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만약에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였거나 발견하고도 방치해 두었다면 또다시 중국과 심각한 시비의 대상이 되었을는지도 모를 일이었기 때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7311494FC823C326)
그렇다면 대마도의 경우는 어떤가?
국회에서 어떤 의원이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고 하자”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우리나라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1948년 8월 18일 대통령 취임후 제 일성으로 일본에 대해 대마도를 한국에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이후 처음 듣는 소리여서 여간 통쾌하지 않은데다가 그런 주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다시 한번 이 문제를 거론해 보고자 한다.
학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할 논거보다는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논거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많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대마도는 분명히 우리 땅인데도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영토문제에 등한히 했기 때문에 일본에 빼앗긴 것이 아닌가 해서 여간 분하고 원통한 일이 아니라 여겨진다.
그러나 정부가 직접 나서서 영토반환을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민간차원에서는 얼마든지 우리 땅임을 증명할 수 있는 연구나 자료수집 내지는 홍보활동은 할 수 있지 않나싶다.
이승만 대통령은 문서로 대마도 반환을 요구한 적은 없지만 만나는 각국의 주요 인사들에게는 수도 없이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런 그의 기개와 기지를 우리는 본받을 필요가 없지 않다.
역사적으로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은 학자들이 그동안 수도 없이 밝힌 것이 있어 여기서 새삼스럽게 인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지리적으로만 보아도 대마도가 우리와는 50km밖에는 안되지만 일본의 구주본도와의 거리는 147km나 된다는 점에서 대마도가 우리의 땅이지 어떻게 일본의 땅일 수 있을까 말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825284CD3E1652F)
농암 김중위/시인.수필가.前 사상계편집장.
4선의원. 환경부장관.UN환경계획 한국부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