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와 지식

有我無蛙人生之恨

덕여 (悳汝) 2011. 2. 11. 21:53

 

         

 

 

          有我無蛙人生之恨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 란 뜻입니다.

고려 고종 때 유명한 학자인 이규보(李奎報)선생께서 몇 번의 과거에

낙방하고 초야에 묻혀살 때 집 대문에 붙였던 글입니다.
 
[이 글에 대한 유래]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히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이 조금

더 가면 주막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거절하였다.
임금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그 집 대문에 붙어있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하였다.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     도대체 개구리가 뭘까..?’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만큼의 책은 읽었다고 자부하였으나
개구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막에 들려 국밥을 한 그릇 시켜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집에 대해 물어보고
집주인은 여러번 과거에 낙방하고 마을에도 잘 안나오며

집안에서 책만 읽으면서 살아간다는 소리를 들었다. 
궁금증이 발동한 임금은 다시 그 집으로 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룻밤을
묵어 가는 허락을 받고 잠자리에 누웠다.

하지만 집 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안오고 해서 면담을 청하여
그렇게도 궁금하게 여겼던 [유아무와 인생지한]에 대한 사연을 들었다.
 
옛날 어느 산골에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까마귀가 꾀꼬리에게 노래부르기 내기를 하자고 했다.
" 두루미를 심판으로 하고 삼일 후에 노래 시합을 하자"는 것이었다.
꾀꼬리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목소리 자체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시합을 제의하다니,
하지만 거절할 이유가 없기에 시합에 응했다.
그리고 삼일동안 열심히 노래 연습에 열중하였다.

한편

노래시합을 요청한 까마귀는 노래 연습은 안하고 자루 하나를 궤차고

개구리를 잡으러 논두렁만 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잡은 개구리를 두루미한테 갔다 주었다.  
약속한 시합일이 되어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 씩 부르고
심판인 두루미의 판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꾀꼬리는 아주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심판인 두루미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 주었다.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란 뜻은  이규보선생이

임금에게 불의와 불법으로 얼룩진 나라를 비유해서 한 말이다.
  이규보선생은 자신의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데도
과거를 보면 떨어지는 것은 돈이 없고 정승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 같이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까마귀가 두루미에게 개구리를 바치는 것과 같은 뒷 거래를 하지 않아서
번번히 낙방하여 초야에 묻혀 살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임금은 이규보의 품성이나 지식을 높이 보았다.
그래서 자신도 과거에 여러번 낙방하고 전국을 떠도는 떠돌이인데

며칠 후에 임시과거가 있다해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하직하였다.
궁궐로 돌아온 임금은 임시과거를 보일 것을 명하였다. 

과거를 보는 날,
이규보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으며 시험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 걸은 시제가 [유아무와 인생지한] 이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엇을 뜻하는 지를 생각하고 있을때 이규보는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 절을 한 번 올리고 답을 적어 장원급제하였다.
벼슬에 나아간 후 더욱 정진하여 유명한 학자가 되었으니
이 분이 바로

려조의 시인 백운거사 이규보선생이시다.


 

'삶의 지혜와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친구---법정  (0) 2011.02.12
退溪先生과 며느리  (0) 2011.02.12
어머니의 사랑  (0) 2011.02.11
청다리  (0) 2011.02.11
我田 引水式 俗言  (0) 2011.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