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화복(禍福)과 고락(苦樂)을 넘어서야
덕여 (悳汝)
2012. 12. 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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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라는 대 접전이 끝났습니다. 승자와 그편에 있는 분들이야 한없이 복되고 즐거운 일이지만, 선거에 패한 사람이나 그편에 서 있던 분들은 매우 큰 화란을 당했고 고통에 빠졌습니다. 먼저 이긴 편에는 축하를 보내고 패한 편에도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승패란 접전 이후에는 반드시 있기 마련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언제나 화복과 고락은 교대해가면서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화복과 고락의 원인을 명확하게 판단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관계를 정확히 규명하여 제대로 대처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살이에서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노자(老子)는 일찍이 이런 문제에 통달한 어진이어서 “화(禍)란 복(福)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은 화가 숨어있는 곳이다. 누가 그 궁극을 제대로 알랴(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孰知其極:58장)”라고 말하여 화복에 대한 지극한 뜻을 올바르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설파했습니다. 이런 노자의 주장에 뜻을 같이한 다산은, “즐거움은 괴로움에서 나오니, 괴로움이란 즐거움의 뿌리이다. 괴로움은 즐거움에서 나오니, 즐거움이란 괴로움의 씨앗이다(樂生於苦 苦者樂之根也 苦生於樂 樂者苦之種也:贈別李重協虞候詩帖序)”라고 고락의 관계를 설명하였습니다. 노자의 화복과 다산의 고락에는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해석하여도 큰 오류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대통령 선거에 이긴 편은 복을 받았고 즐거움에 빠질 일임이 틀림없지만, 이런 복락(福樂)에는 화와 괴로움이 뿌리나 씨앗으로 잠복해 있다는 것을 이해하라는 것이 바로 노자와 다산의 지혜였습니다. 이겼다고 복락에 취하여 앞으로 다가올 화나 괴로움을 잊어서도 안 되고, 패했다고 화란과 괴로움에 빠져 나중에 찾아올 복락을 잊고 지낸다면 반드시 정상적인 삶에서는 어긋나고 만다는 것이 그들이 밝혀준 진리입니다. 더구나 임기가 정해진 선거라는 제도에서 얻어진 복락은 정해진 임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복락을 누리지 못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고, 고통과 괴로움에 빠진 패자도 임기가 다가오면 또 새롭게 복락을 추구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다시 노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절대적 올바름이란 없다(其無正).바른 것이 기이한 것이 되고 선한 것이 요사스러운 것으로 변한다(正復爲奇 善復爲妖:같은 장)”라는 의미에는 절대로 옳고 바르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주장하다가는 정말로 문제라는 것입니다. 국민의 과반수의 표를 얻어 당선되었으니 절대적 바름이자 착함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세상에 그럴 이치는 없다는 것이 노자의 뜻입니다. 선거란 언제나 병가상사(兵家常事),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 것이 전쟁이 아닌가요.
그래서 특히 패한 정당에 고합니다. 패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과학적으로 원인을 찾아내, 이제는 복락을 얻을 수 있는 길에 매진하라는 것입니다. 실망에 빠져 지지해준 절반에 가까운 국민까지 힘 빠지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태양은 내일 아침 다시 떠오릅니다.
박석무 드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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