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선조들이 즐겨 사용한 이동화장실 "요강"
덕여 (悳汝)
2011. 9. 7. 15:30
선조들이 즐겨 사용한 이동화장실 "요강"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한 밤중에 윗목 방구석에 놓인 요강에
시원하게 속을 풀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시절 요강이 준비가 안된 날은 자다말고 소변이 마려워
뒷간에 가려면 캄캄하여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였다.
돌아보니 조상님들의 지혜가 참으로 훌륭하고 기발하였음을 느낀다.
북풍이 몰아치는 춥고 긴 겨울밤이면 더욱 요긴한게 요강이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 요강은 거의 필수 혼수였다.
신행길 풋각시의 가마속에 자리잡고 있던 것도 바로 요강이었다.
친정어머니가 요강속에 넣어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다.
가마탄 새색시가 가마꾼들이 들을까 좔좔 소리내어 오줌을 눌 수
없는 형편인데 목화씨는 오줌소리를 죽이는 역할을 하였다.
옛말에 뒷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방에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들여놓고 밤새 뒷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 이 얼마나 은근하고 천연덕스러운 지혜인가?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 흔치 않다.
염치가 중했던 지라 낮에는 딴전 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저녁에 부엌일을 마친 여인은 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났다.
옛날에 양반들은 유기·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사용하고 심지어 전담 머슴까지 뒀지만 지린 오줌 누기는
매 한가지였으니 양반상놈이 따로 없는 게 바로 요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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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사용한 요강종류들
알루미늄으로 만든 요강
놋쇠로 만든 요강

사기로 만든 요강
사기로 만든 요강
옹기로 만든 요강

플라스틱으로 만든 요강

 옹기로 만든 요강
오지로 만든 요강
가마를 탈 때 사용한 요강
여러가지 가마용 요강
 명기용 요강
조선전기 무덤에 넣어 준 작은 명기 요강이다.
일상의 그릇들도 이 같이 소꿉장난 도구처럼 무덤에
함께 넣어준 뜻은 저승에 가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리라는 애틋한 산자들의 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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